코르티스 다큐멘터리를 보며

요즘 코르티스가 계속 내 머릿속을 떠다닌다.
원래 남자 아이돌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인스타에서 팔로우하는 분이 코르티스의 레드레드를 너무 극찬해서 몇 번 보다 보니 결국 나도 영업당했다.

 

 

레드레드는 너무 좋았다.
음악, 춤, 멤버, 뮤직비디오, 패션까지 모두 하나처럼 어우러지는 느낌이었다.
모든 것이 그냥 코르티스 그 자체.
한 곡을 이렇게 여러 번 반복해서 듣고 본 게 오랜만인 것 같다.
자연스럽게 코르티스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튜브에 올라온 코르티스 다큐멘터리를 발견했다. 

 

 

데뷔 전 코르티스가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인데 LA에 가서 유명한 프로듀서들과 함께 곡 작업을 하기도 하고, 각자 곡을 써보고, 안무도 만들고, 뮤직비디오도 찍어보고,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들이 자기들만의 색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그 모습을 보다가 문득 내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시작했던 일이 입시 디자인이 되었고, 인테리어 디자인을 거쳐 애니메이터가 되었고,
지금은 할리우드 영화의 CG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
분명 9-10년 차까지는 매너리즘이라는 걸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예전만큼 설레지 않았다.
지금의 나는 누군가가 꿈에 그리던 직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이상하게도 목표를 이루고 나니 다음 목적지를 잃어버린 기분이 들었다.

 

여전히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런데 예전처럼 일 안에서 창작의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분명 예전에도 상업적인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는 그 안에서도 만드는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요즘은 그 재미를 잃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창작에 목마른 사슴마냥 계속 여러 우물에 기웃거리는 나를 발견한다.

글을 쓰다가,
AI를 만져보다가,
영상을 만들고,
홈페이지를 고치고,
또 새로운 걸 발견하면 한참 들여다본다.

 

그러다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들이 각자의 꿈을 안고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내 안에서도 창작하고 싶은 마음이 다시 꿈틀거렸다.
아직 아무것도 완성되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들이 좋아하는 걸 붙잡고
계속 만들어가는 모습이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았다.
이미 대가가 된 사람들의 작품을 보며 영감을 얻기도 하지만, 
또 이렇게 날것의 정제되지 않은 신인들의 꿈을 가까이에서 보는 일도 나에게는 꽤 큰 자극이 된다.

 

다큐멘터리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아마 멤버들은 자기들의 냄새가 지금 본인들이 하고 있는 곡에서 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를 거예요.
하다 보면 이제 그게 얼마나 위대한 거인지를 알겠죠.”

그리고 리더 마틴은 이렇게 말한다.

앨범을 시작했을 때는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은지 잘 몰랐었는데
점점 쓰면서 아 내가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였구나

CORTIS (코르티스) Documentary ‘What We Want’ EPISODE 04 중에서 –

 

이 말들이 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여전히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방황하고 있지만,
어쩌면 그 시간들도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인지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하나씩 해보려고 한다.

CORTIS (코르티스) ‘REDRED’ Conceptual Performance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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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doyuniverse
doyuniverse
7월 9, 2026 9:47 오전

‘약간 온유 느낌 나서 좋은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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